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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네트워크 뒤집어 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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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네트워크는 뭐가 불만족스러웠길래?

처음 집 안의 네트워크를 뜯어고치게 된 원인은 아래와 같다.

  • IPTV를 사용하고 있다.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 셋톱박스는 유선연결만 지원한다.
  • 공유기는 거실에 있다. (셋톱박스가 거실 TV에 붙어 있기 때문에)
  • 내 방에서 유선으로 컴퓨터를 쓰고 싶다.
  • 내가 인터넷 쓸 때 셋톱박스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게임 다운받는다고 3Mbps 이상의 대역폭을 사용하면 IPTV 화면이 멈추고 소리만 나오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결국 나는 다운로드 대역폭을 낮추거나, 밤에 잘 때 대역폭을 높여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밤에 잘 때도 WiFi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 대역폭도 낮은 편이었다.

이러느니 그냥 내 방에 공유기를 하나 따로 설치해서 쓰는게 낫겠다 생각해서 공유기를 사왔으나, 해당 공유기를 쓸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각 벽에 있는 랜선 벽단자 중 거실에 있는 랜선 벽단자만 살아있기 때문이었다.

통신 단자함

통신 단자함은 인터넷 배선(혹은 TV 케이블도)을 선택할 수 있는 박스를 말한다. 통신 단자함 박스는 보통 집 안(전력 차단기 근처) 혹은 바깥(집 근처 복도 쪽) 벽에 매설되어있다. (건물 상황에 따라서 IDF 단자함이라 한다.)

신형 통신 단자함

출처: https://extrememanual.net/10935

2010년대 이후에 지어진 건물은 아마도 위와 같은 형태의 통신 단자함으로 되어 있을 것이다.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 덕분에 일반화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단자함 내부에 RJ45포트로 연결할 수 있고, 내부에 스위칭 허브를 넣을 공간과 콘센트도 있다.

구형 통신 단자함

한편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의 경우 위와 같은 형태의 통신 단자함을 볼 수 있을 것이다.(우리 집이 이 형태를 사용한다.) 이 단자함보다 더 이전 버전도 존재하지만, 2000년대에 인터넷 고속화 과정에서 대부분 위와 같이 변경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연결된 부분은 110 블럭이라 한다.

(참고로 신형 통신 단자함 뒷편의 케이블 연결, 랜선 벽단자의 케이블 연결 부분은 키스톤 잭이라 한다.)

위 사진은 다른 상태지만, 보통 외부 인터넷선(국선)과 집 안에 있는 방 중 1곳(우리 집의 경우, 거실)과 연결하게 되어있다. 즉, 다른 방의 랜선 벽단자는 연결이 끊겨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공유기를 연결하고 설정을 변경해도 인터넷이 안 되는 것이다. 현재 통신 단자함은 구형이라서 안에 스위칭 허브를 넣을 공간도 없고, 전원도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랜선 벽단자는 여전히 1개만 사용 가능했다.

사실 신형 통신 단자함도 똑같이 110 블럭을 사용할 수도 있다. 통신 단자함 안에 스위칭 허브를 넣을 만큼의 공간적 여유, 콘센트 여부를 가지고 신형과 구형을 구분하면 될 것이다.

그 외 다른 문제들

통신 단자함에서 외부 인터넷선과 거실 랜선 벽단자 사이 연결은 4가닥으로 되어있었다. 이론 상 4선만으로도 이더넷 사용은 가능하지만, 기가급 인터넷 사용을 위해선 8가닥으로 늘려줘야 했다.

게다가 확인해보니 거실에서 연결된 공유기가 오래된 공유기라서 대역폭 관리를 잘 못하는 것이 확인되어, 이를 새로 산 신형 공유기로 교체하였다.

편법으로 랜선 끌어오기

통신 단자함을 통해 각 랜선 벽단자가 연결되는 방식을 알아냈으므로, 간접적으로 랜선을 끌어 올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이와 같이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이더넷 선은 방향을 따지지 않으므로 (엄밀히 말하면 네트워크 장비와 단말 장비 간 방향을 따지긴 하나,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서 변경하는 기능이 지원된다.) 가까운 방(Room2)의 랜선 벽단자를 출력 용도가 아닌 입력 용도로 사용한다. 통신 단자함에서는 Room2와 Room1을 연결해버리면 긴 랜선을 통해 최종적으로 내 방(Room1) 랜선 벽단자를 사용할 수 있다. (공유기에서 직접 연결된 회선으로) 그림에 보이는 집 구조처럼 내 방으로 직접 끌고 올 경우 바닥에 선이 걸리는데, 가까운 방으로 돌리면 최대한 벽에 붙여, 발에 걸리지 않게 할 수 있다.

여전히 뭔가 불만족스러운데?

이전까지의 설명은 2019년 7월쯤 완료된 상태를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점이 있었다.

  • 랜선에 연결하고 싶은 장비들은 다 내 방에 있는데 공유기는 여전히 거실에 있다. (장비가 늘어났음)
  • 긴 랜선이 거실의 공유기에서 출발해서 다른 방으로 타고 들어간다. (최대한 안 보이게 하긴 했지만 여전히 거슬림)
  • 공유기 설정 바꾸거나 재시작할때 셋톱박스가 영향을 받는다. (인터넷 망에서 IPTV를 분리해버리고 싶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1. 스위칭 허브를 구매하여 외부 인터넷선에서 IPTV용, 공유기용으로 분리해버린다.
  2. 기존 거실의 랜선 벽단자는 셋톱박스만 연결한다.
  3. 공유기를 내 방에 설치한다. (셋톱박스의 연결만 해결되면 공유기가 굳이 거실에 있을 필요 없음)

문제는 스위칭 허브를 설치하기에 우리집 통신 단자함은 구형 통신단자함이므로 스위칭 허브를 밖에서 연결하고도 거실 랜선 벽단자로 회선 연결을 해야 했다. 또한 이전에 회선을 추가한 것과 달리 국선을 변경하는 작업, 랜선 벽단자를 건드리기 때문에 인터넷이 안 될 수도 있다. 나는 작업을 하고 있을테니 인터넷 접속 여부가 상관없지만, 부모님은 TV도 안되고 인터넷도 안되면 집에서 할 수 있는게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모님이 집을 오랫동안 비울 때를 기다렸다.

관로포설

관로포설은 벽 안에 선을 넣는 걸 말한다. 그러니깐 지금은 랜선 벽단자에 랜선이 1개만 연결되어 있는데, 선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다. 2개 이상의 랜선을 꽂을 수 있는 벽단자를 찾던 중 아래와 같은 물건을 구입했다. 심지어 원하는 대로 랜선 단자와 TV케이블 단자 순서 등을 변경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랜선 구멍 2개에 TV케이블까지 지원되는 벽단자

그래서 내 방의 TV케이블 벽단자를 이걸로 교체하고, 내 방에서 거실 방향으로 관로포설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TV케이블 벽단자 내부는 너무 좁았다

하지만 TV케이블 벽단자를 뜯어본 뒤, 이 방법은 불가능한 것을 알게 되었다.

  1. 랜선 벽단자와 TV케이블 벽단자 내부가 이어져 있을줄 알았는데 각각 개별적인 박스로 구성되어있음. (뚫을 수 없는 두꺼운 플라스틱 재질)
  2. TV케이블 하나만 들어오는 줄 알았는데 릴레이 식으로 연결되어 있음. (TV케이블이 있을 공간이 필요함)
  3. 게다가 케이블이 통과하는 관로가 너무 좁아서 새로 추가가 불가능함.

어차피 IPTV보는데 TV케이블 뽑아버리면 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었는데, 릴레이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걸 봐선 다른 집으로도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았고, 맘대로 뽑았다가 나중에 다시 복원시켜야 할 때는 답이 안 나오겠다 싶어서 결국 TV케이블쪽은 포기하고 기존 랜선 벽단자 안에 추가로 관로포설을 하기로 했다.

기존 랜선 벽단자함 내부

확인해보니 내 방으로 들어오는 랜선 벽단자 내부에서 3개 선이 들어와서, 2개는 아까 room2, 거실쪽으로 배선되고, 짧은 하나만 내 방 벽단자로 연결되는 것이었다. 내 맘대로 이쪽 벽에서 저쪽 벽으로 보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연결된 회선에 따라 가능/불가능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었다. 내부적으로 튜브같은게 존재하는데, 이 튜브는 벽단자 - 벽단자 간에 연결되어 있고, 이 튜브 안에 랜선이 포설되어 있는 것이다.

일단 관로포설 성공

결국 내 방이 통신 단자함과 가장 가깝기 때문에, 그나마 랜선 추가가 가장 쉬운 상태였다. 기존 내 방과 통신단자함 사이에 연결된 랜선을 제거하고, 새로운 랜선 2개를 밀어넣었다. (접어서 2겹으로 밀어넣고, 반대편에서 가운데를 끊어버림으로서 2개를 넣음)

관로포설, 통신 단자함 연결 시 주의사항

통신 단자함 내 각 단자 간 연결, 관로포설 시 해당 케이블이 단선인지, 연선인지 잘 확인해야 한다.

단선, 연선 사진

출처: https://www.mirazon.com/network-cables-and-connectors-twisted-pair-cat5/

대부분의 단선 케이블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선인 경우 문제가 되는데, 연선의 내부 두께가 얇기 때문에 110블럭/키스톤잭의 칼날이 연선의 전도체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케이블이 칼날과 연결되지 않는데 단자 간 연결이나, 관로포설을 해 봤자 해당 케이블에서 전기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단선된 상태와 똑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케이블 단자 연결 시 내부 구조

각 선이 단선인지 연선인지 자르지 않고 구분하는 편법은 다음과 같다.

  1. 작업용 케이블(200m 이상 단위의 박스로 파는 케이블, 보통 길이만큼 잘라서 사용)은 단선일 가능성이 높다.
  2. 편의점, 할인마트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케이블(대부분 5m~30m)은 연선일 가능성이 높다.
  3. 연선의 경우 내부 두께가 얇은 편이므로, 케이블 피복과 내부 선 사이에 공간이 많이 남는 편이다.
  4. 해당 케이블을 접거나 굽히는 등 모양을 만든 뒤, 해당 모양이 어느 정도 잘 유지되면 단선일 가능성이 높다.

통신 단자함 재배치

관로포설 이후 110블럭 재배치

이후 통신 단자함에 새로 추가한 랜선을 꽂을 110 블럭을 배치했다.

110블럭 부러짐

뽑아서 옮기는 와중에 110 블럭이 부러지는 일이 일어나긴 했다. 원래는 110블럭을 뽑거나 끼우는데 사용하는 전용 도구가 있는데, 그냥 펜치로 뽑고 끼우다가 틀어져서 부러졌다.

공유기 배치

공유기는 문쪽 방향 책상에 설치

공유기는 거실쪽에서도 신호가 잘 닿도록 문 방향으로 배치했다.


JaeSang Yoo
글쓴이
JaeSang Yoo
The Progra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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